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空想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오규원


밤 1시와 2시의 그 사이가, 나에게 정말 저러한 시간이라서
머리에 찬물 한 바가지 끼얹힌 것 같은 심정이 되어 한참 저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저러다 눈물 흘리는 것도 한때,
"운다"는 행위가 값싼 자기연민 이상이 되지 못하고 그저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것에 그치는 것 같아
이제는 눈물 흘리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더라.
멀뚱하게 뜬 마른 눈은 쉽게 감기지도 않아서, 눈뜬 채로 멍하니 찬물을 맞는다.
이제는 밤이 악마같은 건지, 내가 악마인지도 모르겠네.

2010/12/21 19:15 2010/12/21 19:15
by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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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22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