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from 시시한 이야기들 2008/08/26 10:01

모든 희로애락이 살아있을 때나 겪을 수 있는 것들이니, 살아있을 때 할 수 잇는 걸 다 하자고 결심한다. 그런 마음을 먹으면, 며칠간은 살짝 오버 페이스로 살아간다. 맛있는 걸 먹고, 사람을 만나고, 크게 웃고, 이야기한다. 화도 거침없이 낼 수 있다. 그렇게 정말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양 당분간을 살면서 연료를 활활 태운다.

"나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걸까"

잘잘못의 영역이 아님에도,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후 항상 저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그러면 한 며칠 동안 헤어나지 못한 채, 미궁에 갇힌다.
빠져나오려고 애쓸 기력도 없는 건지, 아니면 나오고 싶어하는 의지가 없는 건지 나는 모른다.

"나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걸까"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에 자책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너무 힘드니까 그냥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를 두려고 해.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네 잘못은 더더욱 아니"라는 너의 말이 백번 옳지만, 나도 알지만,
떠오르는 생각을 밀어낼 힘이 없어 그냥 두려고 해.
너무 탓하지 마. 그리고 안타까워하지도 말고. 그냥 놔둬. 그러다 말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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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6 10:01 2008/08/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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