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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1  4. 10. 엘지 vs. 두산 시즌 1차전 (2)
밖에 나가있느라 친구에게서 오는 문자 중계로 파악한 6회 초까지의 상황은
나쁜 의미로 아주 전형적인, 엘지 vs. 두산의 경기였다.
그러니까, 상대 타자들 기를 쏙쏙 살려주고 반면 우리 공격 때는 맥을 탁탁 끊어먹으며 자멸하는 그런 경기.

그러다가 6회 말인가, 페타 솔로홈런에 조포의 투런으로 따라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들 또 시작이다, 생각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도록 여지를 남기는, 나쁜 남자 놀이.
그래서 페타의 연타석 솔로포로 한 점 차가 되었다는 소식에도 전혀 설레지가 않았다.
장기적인 엘빠짓은 이렇게 사람을 시니컬하게 만든다. -_-

집에 들어와보니 9회 초, 찬헌이가 무사히 한 이닝 던지고 내려가더라.
이것만으로도 좋았다. 진짜.

9회 말, 대타 동수옹의 무사 2루 상황.
같이 보고 계시던 아버지, 냉정한 척 하시다가 엘빠 본능 못 숨기시고 대놓고 설레어하시며 왈,
"야, 뭔가 또 온다. 역전 가는 거냐?"
이 때도 난 너무나 무심히 대답했다.
"엘지 경기 한 두 번 보시나요? 9회 무사 2루에 편하게 점수 내면 그게 엘지야?"

그리고 나서 병규의 폭삼.
그럼 그렇지, 하는 심정으로 내일 선발이 원호옹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좌절하고 있는데
안치용 볼넷. 그리고 이어지는 타석에는 오늘 연타석 솔로포를 친 페타지니.

그리고..... 정말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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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1 01:09 2009/04/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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