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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5  <기담> (6)

주변 인물들이 하나같이 공포 영화를 싫어하는 관계로 혼자 보고 왔다.
현재 네티즌들의 응원에 힘입어 소수의 극장에서 장기 상영 돌입.
내리기 전에 보고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장화, 홍련> 이후 한국 공포 영화 중 최고다.

영화 속 3편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는 것은 결국 사랑. 사랑이 깊어 죄책감과 집착, 그리고 공포라는 병을 낳는다. 사실 사랑이라는 게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호러의 싹을 가지고 있는 바, 사랑이라는 이름의 공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그래서 설득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이와이 순지의 <러브레터>의 한 장면을 불현듯 떠올린 것도 그 때문이다. 죽은 애인을 잊지 못하는 여자가 과거 애인이 살았던 집 주소로 편지를 보내고 뜻하지 않게 받은 답장을 현재의 작업남(?)에게 보여 주며 웃는 장면은 적어도 나에게는 호러였다. 이봐, 당신의 애인은 3년 전에 죽었어. 유령이라도 상관 없다는 그 표정은 뭐냐고!!!라고 소리치고픈 장면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까? <러브레터>보다 정도는 덜하지만, <아는 여자>에서의 실연 당한 여자의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 "너무 사랑해서 그랬답니다. 사랑하면 그러기도 해요."라는 극 중 형사의 말은 곱씹을수록 묘하게 섬뜩한 구석이 있다. 다정도 병인 양 하여 잠만 못 이루면 다행일 텐데, 감정이 깊어갈수록 죽고 싶고 죽이고 싶게까지 만드는, 이 죽일 놈의 사랑.
<기담>의 3개 에피소드를 이루는 인물들 또한 사랑이 병이 되어버린 사람들이며, 영화는 이것이 빚는 공포를 적절히 드러내고 감추어 보여준다. 귀신의 등장 등 보여주는 장면으로 공포감을 자아내는 것에도 성공적인 영화지만(적어도 이제는 너무너무 식상한 귀신들의 구체관절 댄스를 이 영화에서는 보지 않아도 된다), 영화의 주요 무대가 되는 안생병원의 어두운 복도는 별 다른 설정없이 보이지 않음으로 인한 두려움을 더욱 자극시킨다. 정말 깜짝깜짝 비명을 지르게 할 만한 장면을 꽤나 포함시키면서도 이 영화가 촌스러워지지 않은 이유는 공간이 가지는 특유의 성격과 어둠을 제대로 살린 연출의 덕일 것이다.

꼭 호러라는 장르에 한정짓지 않더라도 인상적인 영화.
추천한다. 막 내리기 전에 보세요. 현재 서울극장, 스폰지하우스, cgv 공항과 상암 등에서 상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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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22:12 2007/08/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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